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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신·재생 에너지 등과 조화 이뤄야 최적의 대안

별꽃바람 2005. 7. 15. 12:20
원자력, 신·재생 에너지 등과 조화 이뤄야 최적의 대안
[대체에너지의 미래⑥] 황주호 교수 “에너지개발은 수요의 문제”
입력 :2005-06-30 22:38   특별취재반=김선애 기자. 
“석유가 고갈될 것이기 때문에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석탄이 고갈됐기 때문에 석유가 떠오른건 아니지 않습니까?”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의 말이다. 석유시대의 종말에 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는 ‘근본자원’이라는 책에 실린 내용을 들어 자원고갈론의 허구를 주장했다. 석탄이 고갈될 것이라는 주장은 15세기부터 있었지만 아직도 석탄을 캐고 있다. 석유는 50년 전에도 “앞으로 50년 후면 석유가 고갈될 것이다”라고 예상했지만 아직도 석유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대체에너지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황 교수는 “현재 에너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지역적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순서

제1부 대체 에너지 개발, 어디까지 왔나

1. 에너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①한국 에너지 개발의 현황
② 화석 에너지 고갈 가상 시나리오
③ 대체 에너지 개발의 현황 <1>
④ 대체 에너지 개발의 현황 <2>
⑤ 현실 가능한 대체 에너지 개발은?
⑥ 원자력-석유와 신·재생 에너지 공통의 숙제

2. 인류의 생존과 원자력

에너지 고갈 보다 실질적 문제는 지역 집중

석유는 중동 등 일부 지역에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얻기 위한 국가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이 같은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이길만한 경쟁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석유를 대신할 에너지가 과연 무엇인가? 신·재생에너지는 비용이 많이 들고 원자력은 위험하며 수소에너지는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반응조건이 어렵다는 등의 기술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전원구성의 다양화입니다. 석유와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 여러 에너지원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전체 발전의 40%를 차지하는 원자력이 대안이 된다는 것이 황 교수의 설명이다.

▲ 경희대 황주호 교수는 원자력과 석유, 그리고 신재생에너지의 균형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선애 기자 
“발전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석유의존도를 이만큼 낮춘 것은 원자력입니다. 나머지는 석탄이 담당하고 있죠.”

원자력의 실질 역할

신·재생에너지는 어떨까? 환경단체들은 신·재생에너지로 석유를 대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원자력은 신·재생에너지만큼 안전하지 않으니까.

“신·재생에너지가 발전에서 어느 정도의 몫을 담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일단은 비용이 많이 드니까요. 기술력도 그렇게 발달해 있지 못합니다.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고요.”

정부는 작년을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2011년 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총에너지 소비의 5%까지 확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9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신·재생 에너지 시장이 매년 30%씩 늘어나고 있으므로 금방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현재 전 세계 신·재생 에너지 시장 규모는 삼성 반도체 매출액 정도 규모지만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도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했으니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황 교수는 이에 대해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지 말자는건 아니다”고 말했다.

“신·재생 에너지도 필요하고, 원자력도 필요하고, 수소에너지도 필요합니다. 에너지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확보할 수 있는 에너지를 다 확보해야 한다는거죠.”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주장처럼 지금 당장 신·재생에너지가 석유를 대신할 수 있는건 아니다. 기술개발과 보급지원, 전문인력 양성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재생 에너지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특화된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지금은 없지 않습니까? 학교에서 연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전문가 양성입니다.”

에너지 밀도의 측면에서도 신·재생에너지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고 황 교수는 설명한다.

▲ 원자력 발전소는 신재생 에너지에 비해 밀도의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사진은 울진 원자력 발전소 

“쉽게 말해서, 원자력 발전소는 30만평부지에서 100만KW의 전력을 생산합니다. 풍력발전으로 그만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20배도 넘는 땅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주택 대부분이 아파트인데,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 세운다고 몇 집이나 전력을 쓸 수 있겠습니까? 지역에 따라 태양광 발전이 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벽과 창문 방음벽 등에도 설치하자고 하지만 그럴 경우 효율성이 20%도 안됩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그는 이어 유럽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주장은 실상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공식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독일에서도 앞으로 30년은 더 원자력 발전을 하게 될 것이다. 발전 총량을 제한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원자력 발전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에너지 정책은 이미 과학의 손을 떠났어요. 정치적인 이슈가 됐거든요. 독일이 왜 원자력 발전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한지 알아요? '우리 정부 들어서 원자력을 막았다'고 선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진짜로 원자력 발전을 그만두려면 폐기물 처리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이 없지 않습니까? 대표적인 님트죠. 내 임기 안에만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는….”

원자력은 위험하다. 그래서 더 안전하게 써야 한다

하지만 원자력은 위험하다. 황 교수는 기자의 이 같은 지적에 “물론 위험합니다. 그러니까 사고가 안 나도록 해야죠”라고 말한다.

“발전소를 공장이라 생각해보세요. 공장에는 사소한 고장이 있게 마련 아닙니까? 고장이 안나도록 하는게 1차 목표고, 고장이 나도 위험이 없도록 하는게 2차 목표죠.

학자의 입장에서 원자력 발전이 절대 안전하다 할 수는 없습니다. 안전을 100% 보장한다는건 과학자의 오만이에요. 원자력발전소에서 심심치 않게 방사능 유출 사고가 나는게 사실이고요.”

황 교수는 ‘사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신·재생에너지도 절대 안전하다고 할 수 없지 않다고 강조했다. 방사능 유출사고가 일어나도 얇고 넓게 퍼지기 때문에 위해정도가 심각하지 않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방폐장 부지 선정위원이기도 한 황 교수는 방사능 폐기물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중·저준위 폐기물에 원자로도 포함된다고 방폐장의 위험성을 숨기려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중·저준위 폐기물처리장에서 처리하는 폐기물은 방사능 수치를 제한했기 때문에 원자로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개발만큼 중요한 문제는 처리

사용후 핵연료 같은 고준위 폐기물 역시 골치다.

“앞으로 8년 후면 사용후 핵연료 처리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30년 정도 충분히 앞서서 연구하지만 우리는 꼭 눈앞에 닥쳐서야 허겁지겁 연구하지 않습니까?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장 문제를 안전하게 매듭지은 후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논의가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해야 합니다”

황주호 교수는 비교적 단호하게 말을 매듭지었다. 그의 결론은 하나다. 분명 원자력에 대한 국가적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원자력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기 때문에 현재 사용 중인 석유 등의 화석 연료는 물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환경단체들로부터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문제에 대해서 그는 자기 반성을 잊지 않았다.

황주호 교수는 “원자력이니 방사성 폐기물이니 하는 것들은 일반 국민들에게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20년 이상을 공부한 우리들도 늘 쉽지 않게 생각되는데 일반 국민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럼 더 많이 공부하고 아직도 공부하고 있는 우리들이 국민들에게 더 쉽게 설명해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벙법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걱정은 바로 우리들이 쉽게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는 탓이죠”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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