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자기 건강을 자기가 지키자
의사 뿐 아니라 일반인도 제 병이 가벼운지 중한지 알아차릴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하겠는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건 조금 관심을 가지면 그리 어렵지 않다.
흔히 골수에까지 병이 들었다는 말을 한다. 이와 같이 병이란 가지에서 점차 밑둥치를 거쳐 뿌리로 들어가는 것이지 갑자기 중병이 드는 법은 없다. 우리 몸에서 피부, 살, 근육, 인대, 관절에 병이 나면 불편하긴 해도 생명에 지장은 없다. 쓸개, 위, 대소장, 방광, 자궁쯤 들어오면 생활도 불편하고 점차 체력도 떨어지게 된다. 여기서 더 들어가 간, 심장, 췌장, 폐, 콩팥이나 뇌, 뼈속 골수에까지 들어가면 생명이 위태로운 정도가 된다.
그러므로 내 증세나 병이 어디쯤 들어와 있다는 걸 알아차려서 가벼운 병일 때 생활을 순조롭게 하면 낫기도 쉽고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는 것을 대개는 가벼운 신호가 왔을 때 이를 무시하고 나쁜 생활을 계속하든지 아니면 별 것 아닌 증세를 곧장 자기가 아는 병명과 연결시켜 지레 겁을 먹어 가벼운 병을 악화시키지는 않는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예를 들어 목, 어깨, 허리, 무릎 등의 관절이 아프다고 다 관절염이나 디스크나 골다공증인 것도 아니다. 처음엔 단순한 일시적 피로에서 출발하여 점차 혈관, 신경, 근육, 인대에 피로가 쌓일 것이고, 나아가서 연골이나 골까지 영양이 나빠져 정말 병다운 병이 되려면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데, 그 동안에 본인은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일까? 머리가 아픈 원인은 생활 주변에 얼마든지 있는 것을 뇌사진부터 찍어보아야 직성이 풀리고, 손이 저린 것도 체력이 좀 떨어졌을 때 흔히 있는 증세인 것을 중풍시초는 아닌지 의사의 확인 없이는 밤낮없이 걱정이다. 심지어 각종 암에 대한 공포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오죽하면 암이 되며 오죽했으면 과로사를 했을까? 우리가 몸을 모른다. 증세나 병명에 놀라기 전에 먼저 병이 어디쯤 들어와 있으며 이리 된 원인이 무엇인지 자기 생활에서 찾아보는 습관을 가지자. 원인이란 게 몇 가지 되지도 않는다. 날씨를 타서 오는 것, 술이나 음식으로 오는 것, 과로로 오는 것 이외에는 감정에 시달려서 오는 것 정도 아닌가? 그러니 평소 체력관리와 마음 안정을 해 놓으면 갑자기 무슨 증세가 나타나더라도 그리 놀랄 것도 없다. 원인은 생활 가까이 있으니 원인부터 손대자. 그러면서 의사가 필요하면 그 때 상담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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