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산청엑스포 봉사 후기

별꽃바람 2013. 9. 14. 23:53

회사에 휴가를 내고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산청에서 개최된 엑스포에 사암한방의료봉사단의 도우미로 참여했습니다. 한의사 면허는 없지만 금오김홍경선생님에게 한의학 지식을 배운 은혜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것은 감정이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물론 생활 습관이 건강을 결정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번 봉사에서는 산청의 지역 주민이 많았고, 지역적인 이유로 농촌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진료를 요청하는 분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농촌형(?)이 대부분입니다.

 

이번 봉사의 특징은 재진이 대단히 많다는 것입니다. 그 만큼 치료의 효과가 높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의사들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를 판단할 수 없지만 제가 들은 평가를 보면 대단히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효과가 미미하다면 시간을 내서 먼 거리를 다시 찾아오기 쉽지 않겠지요.

 

봉사활동 지역에 따라 호소하는 질병이 확실하게 다른 것을 이번에도 느꼈습니다. 도시지역 중에서도 화이트칼라가 많은 지역의 경우는 어깨나 두통, 편두통,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블루칼라가 많은 지역의 경우는 팔, 어깨, 허리 등의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촌지역의 경우에는 무릎,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죠. 이번 봉사의 경우 경험이 많다보니 얼굴만 봐도 어디가 불편하신지 알겠더라고요. 특히 김홍경선생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건강 격언에 반하는 행동 때문에 질병이 걸린 분들이 많았습니다.

 

즉 찬물을 다음하셔서 만성 위통이나 복부와 하지냉증을 호소하는 분들, 신 음식을 너무 좋아하다보니 과도 비만이 되신 분, 신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시고 매운 것만 찾다 보니 진액이 부족한 분들이 대표적입니다. 여성분들의 경우 복부냉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최근 유행하는 미니스커트와 아이스크림, 냉음료의 탓이 큰 듯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봉사가 엑스포 행사였기에 특징적인 분들이 있었습니다. 즉 과도한 건강 염려증으로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은 민간요법들을 활용(?)하다 건강을 망친 분들이 많았습니다. 예전의 금산봉사에서는 상당히 많은 분들이 홍삼 부작용을 호소한 것을 보았습니다. 이번의 경우 최근 유행하는 헛개, 민들레, 개똥쑥, 효소 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여성분들의 경우 비만, 불면증, 화병 등이 많았습니다. 남성들은 운전 등으로 인한 어깨 통증, 비만으로 인한 어깨, 무릎 통증이 많았습니다. 이번 봉사의 경우 특히 비만으로 인한 질병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봉사활동 4일 동안 5분의 한의사와 보조를 맞추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처방을 경험했습니다. 봉사활동의 특징은 마음을 비우고 많은 분들을 진료하다보니 평소와 다르게 기적적인 치유 효과가 크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도 많은 획기적인 치유사례를 경험했습니다.

 

덕분에 보조하는 입장에서 많은 감사의 말을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한의사 선생님들의 공이라고 말씀드리곤 했지만,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진료를 하신 분들의 공적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봉사에서 제가 한 일이라고는 한의사 분들의 진료 기록을 적는 것이 주 임무였습니다. 시간이 남는 경우 음양탕 등 건강의 기본적인 지혜를 나누는 것이었답니다. 워낙 제가 말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말이 길어져서 원하시는 질문에 다 응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대단히 고마워하고 만족하는 것은 일반 한의사들이 자세하게 설명을 하지 않는 것에 비교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한의학이 더 발전하고 국민과 친해지려면 보다 낮은 자세로 환자들의 마음을 읽고 위로해 주는 세심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 국민이 감기나 체증, 혈액순환으로 인한 가벼운 통증 등에도 한의원보다는 양의사를 찾는 것은 국민들의 문제도 있지만, 한의학계의 반성이 필요합니다.

 

한의학이 국민의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권위를 앞세우고, 의술의 노하우를 숨기기보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김홍경선생님의 봉사 철학은 한의학을 부흥하도록 하는 촉매가 됩니다. 한의학 봉사를 자신들의 이익을 방해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좁은 소견을 가진 한의사들이 아직 많습니다. 그래서는 양의학이 과점하고 있는 현재의 의료시장에서 한의학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김홍경선생님은 내가 굶는 한이 있더라도 질병을 치료할 때 근본을 치료하라고 늘 강조하십니다. 표치만 해서 재발이 반복되도록 하는 것은 사기꾼의사라는 것이죠. 단기적으로 보면 완치가 되었기 때문에 다시 찾지 않으니 손해일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높여 더 많은 분들이 한의원을 찾으므로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됩니다.

 

더 많은 한의사들이 인식의 전환을 해서 의료 시장에서 한의학이 대세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엑스포가 그런 인식 전환의 작은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글이 길어지고 있네요. 봉사활동에게 환자분들에게 했던 건강지혜나 치유 사례 등은 다음 기회에 올리겠습니다. 끝으로 이번 봉사활동에서 진료를 받으시는 모든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시는 사암한방의료봉사단과 우리 홍경사랑 도우미님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