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명사특강 정목스님 후기

별꽃바람 2017. 7. 20. 11:22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몇 개의 꽃을 보셨나요?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을 보셨는지요? 오늘 들은 새 소리가 기억나시나요? 운이 좋으신 분은 계곡물 소리를 듣거나, 진한 꽃향기를 맡으신 분도 있을 겁니다.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자연과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온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의식을 가졌다는 것은 인간과 다른 생명이 다른 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과학의 발전으로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수준 차는 있지만 모두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식물도 음악을 들을 줄 알고, 인간의 마음을 읽을 줄 안다고 합니다. 오늘 본부 강당에서 정각사 주지이신 정목 스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큰 기대를 갖고 강연에 갔는데, 사전에 너무 많은 지식을 예습(?)하고 간 때문에 감동이 반감된 측면이 있습니다.

 

듣기 좋은 아리랑도 세 번 들으면 질린다고 했나요? 스님이 그동안 강연한 것들을 정리한 글들을 읽은 탓에 하시는 말씀이 재방송되는 스포츠 중계처럼 느껴졌습니다. ㅠㅠ 그러나 강연도 듣지 않으시고 관련 자료도 찾아보시지 않은 분들을 위해 제가 정리한 내용을 짧게 요약해서 보내드립니다.

 

먼저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줄 맞추어 앉은 자리를 원형으로 자유롭게 배치하도록 하셨습니다. 그 대목은 매우 신선했습니다. 딱딱하게 의무적으로 듣는 강연이 아니라 자유롭게 즐기는 자리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마음에 들더군요.

 

인간은 늘 자신이 듣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저도 늘 이야기 하는 내용입니다. 서두에 꽃, 식물, 새소리 등을 나열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냈다 하더라도 꽃을 볼 여유, 새소리를 들을 여유가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개미와 흰개미, 그리고 인간 3종류만이 스스로 노력해서 식량을 조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각자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하지만, 스님 말씀대로 누구라도 제 일을 게을리 하거나 태업을 하면 우리 사회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전기를 생산하지 않거나, 예를 드신 수도 부속품을 만드는 공장이 생산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님이 쓰신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는 책에서 달팽이가 주는 교훈 3가지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첫째는 비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현대인은 비교 망상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 불행해 합니다. 성별, 직위, 빈부, 나이, 미모, 체형, 심지어는 소지품에서 까지 비교 열등감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참 어리석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죠. 나는 나일뿐입니다. 나의 행복은 나 스스로 느끼는 것입니다. 비교 우위에 의한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닙니다.

 

직함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인간은 부자가 되거나 사장이 되려고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나 얼마 있으면 죽습니다. 138억년의 우주의 시계로 보면 인간의 삶이란 찰나 그 자체입니다. 각자의 삶의 속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교훈은 저항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스님은 달팽이의 경우 아무리 예리한 칼날 위에 서도 베이지 않고 기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현실에 저항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자신의 속도로 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립되는 상황에서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는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대인관계의 갈등 속에서 살아갑니다. 무능한 직원, 버릇없는 후배, 깐깐한 상사, 꼰대 같은 선배 등등 수많은 스트레스 유발자들이 득실거리는 것이 우리네 직장이지요.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결국 자신입니다.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타인이 보기에 큰 스트레스 요인도 별 것 아닌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군자라면 삶과 죽음의 경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죠. 하물며 사소한 표현이나 표정에 스트레스를 받을 리가 업죠. 결국 마음공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소인배는 오늘 같은 강연에 자주 참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기분 나쁜 상황에 처했을 때는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물론 받아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 마음을 전한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상대방의 인격의 문제인 것입니다. 내가 상대방 때문에 마음이 휘둘리는 것은 내 마음공부가 부족한 탓입니다.

 

셋째 교훈은 달팽이는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쓰나미 당시 사진에 얽힌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폐허가 된 마을에 어린아이들이 묘목을 심고 있었답니다. 외국인들이 아이들에게 나무를 심는다고 무슨 힘이 되겠냐?’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일곱 살 먹은 꼬마가 맞아요. 이 묘목이 거대하게 밀려오는 해일을 막지는 못할 거예요. 하지만 자꾸 절망하려는 내 마음을 붙들어 줄 수는 있지 않겠어요?’ 라고 말했답니다. 사진사는 사진 아래에 위 문답을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나이가 먹었다고 어른이 아닙니다.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가 더 중요하죠. 위 사진은 사소한 일에 절망하는 어른들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묘목 한그루, 해일은 막지 못하지만 무너지는 마음은 붙잡을 수 있다.’

 

우리는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새옹지마’ ‘고진감래’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 ‘위기는 기회다등등 수많은 삶에 교훈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고난에 처하면 세상이 다 무너지는 것처럼 절망하곤 합니다. 쉬지 않고 전진하는 달팽이에서 다시 교훈을 얻었으면 합니다.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판사, 검사, 과학자, 의사 등의 직업은 인생의 목적이 아닙니다. 이건 수단일 뿐입니다. 인생에 목표가 있다면 나 자신의 성장과 타인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그게 인생의 유일한 목표입니다. 내가 고통 받고 싶지 않듯이 다른 사람에게 고통주지 않는 것, 내가 행복 하고 싶듯 다른 사람이 행복하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한 시간 동안 다양한 예화와 많은 지혜의 말씀을 해 주셨는데 간략히 정리하다보니 빠진 것이 많습니다. 강의 녹음 파일을 첨부했으니 시간이 되시는 분은 찬찬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귀한 강연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