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4일에 걸친 여행을 끝내고 성수기가 되기 전에 다시 한번 도전을 준비했다. 일기 예보에 비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 고민이 있었지만, 우비를 준비하여 출발했다. 새벽 5시 30분 서울에서 출발하여 8시쯤 속초해맞이공원 근처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예상과 달리 날씨는 맑았고 오히려 너무 햇볕이 따가웠다.
이번 코스는 많은 해수욕장과 항구를 지나는 코스다. 지나는 길에 낙산사도 있었는데 시간 관계상 들르지 않고 지나쳤다. 화재로 소실 되기 전과 후에 여러 차례 방문했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여전히 바다는 잔잔하고 모래사장에는 정막감만 가득하다. 성수기가 되면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지만 텅 빈 광활한 모래사장을 보면 상상이 되지 않는다. 7월 8일 일제히 개장한다고 준비가 한창이다.
해수욕장 개장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여름 한 철 장사이므로 약간의 바가지는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우리는 절대 성수기에는 여행을 하지 않는다. 다른 많은 분을 위해서 나만이라도 한가한 시기만 골라 여행을 계획한다. 하염없이 해변을 걷다 보면 나와 바다가 하나임을 느끼게 된다. 그저 작은 파도에 불과한 나에 함몰되어 전체인 바다를 잊고 살아온 날들이 우습게 느껴진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 파도가 되어 사소한 일들에 일희일비하며 살게 되겠지.
수없이 법문을 듣고 깨달은 이들의 책들을 들여다보지만 쉼 없는 분별심 때문에 지금 여기에 있는 진리를 보지 못한다. 답답한 마음에 진리를 찾으려 애쓰지만 부질없는 짓임을 안다. 언젠가 나와 바다가 둘이 아님을 알 때가 있겠지.
여행일시 : 2022년 7월 5일 08:04 - 14:21(맑음)
여행코스 : 속초해맞이공원 - 정암해변- 낙산사-낙산해변-수산항-동호해변-여운포교-하조대해변(해파랑길 43, 44코스)
여행거리 : 22.1km
여행비용 : 175,100원
- 주유비 : 667.5(km)/14(km/리터)*2100원(리터당) = 10만원(15회에서 18회 일괄계산)
- 통행료 : 10,400원(방학3동-물치항)
- 시외버스비 : 6,400원(하조대-물치 2인)
- 중식 : 2만원(옥이네 양양군 손양면)
- 간식 : 2,300원(커피)
- 저녁간식 : 26,000원(소주, 맥주 안주)
- 숙박비 : 연수원 포인트 10,000원
해파랑길45코스 여행지도 다. 속초 해맞이공원을 출발하여 낙산사를 지나 수산항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이번 코스의 트랙 정보다. 고도차가 거의 없는데 낙산사를 우회하는 구간에 약간의 고도차가 있다.
해파랑길 44코스 여행지도 다. 수산항에서 동호해변을 지나 하조해변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이번 코스 역시 거의 고도차가 없이 평탄한 구간이다. 처음 수산항을 지나 동호해변 직전에 국도를 따라 걷는 부분에 약간의 고도차가 있지만, 나머지는 거의 해안을 따라 걷는 평지길이다.
속초 해맞이공원에 있는 월남전 참전기념탑이다. 참전한 장병들이 적혀 있는데 멀리서 뒷면만 찍고 출발했다.
물치항 맞은편에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가는 곳마다 지자체에서 크고 작은 많은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공공 근로 사업을 통해 깔끔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찾는 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물치항 방파제와 끝에 있는 등대의 모습. 바다가 워낙 잔잔하여 호수 같은 느낌이다.
물치항을 알리는 기념 조형물. 속초 여행할 때마다 회를 구매할 때는 물치항을 이용하곤 했다. 바로 위에 대포항이 있는데 관광객이 많이 찾아서 그런지 비싼 것이 흠이다. 대포항이 속초시 관할인데 반해 물치항은 양양군 관할이다.
긴 바닷가에는 이처럼 잘 정돈된 데크 산책로가 설치되어 있다. 많은 비용이 들어갔을 텐데,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물치항을 조금 지나면 몽돌해변이 이어진다. 고성, 속초, 양양, 강릉 구간 해변은 대부분 고운 모래 해변인데 해맞이 공원과 물치항 주변만 몽돌이 많다.
몽돌해변을 따라 조성된 데크 주변에는 이러한 다양한 구호(?)와 함께 폐목과 돌로 만든 조형물이 설치되어 눈길을 끈다.
나무 데크에 단조로움을 달래기 위해 다양한 그림을 그려 놓았다. 여행객들을 위한 배려가 고맙다.
데크길을 걷다 보면 이처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단순한 이정표가 아닌 여행객의 눈길을 끌고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배려한 시설물이다.
몽돌소리길 입구 표시판도 폐목을 이용하여 만들어 정겨움을 더한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는 길고 넓은 데크를 원없이 걸었다.
데크길 안쪽 바닷가에는 해먹과 그네 등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돌과 해안 쓰레기 등을 모아서 작은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태풍이 오면 무너질 것 같은 작품인데 무너지면 그 분(?)이 다시 와서 만들 듯하다.
데크는 계속 이어지고 바닥에는 큰 고기들이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다. 밟고 지나며 고기에게 미안함과 그린 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후진항 이정표. 이미 지나온 물치항이 3.6km나 된다. 벌써 많이 걸었다. 쉬어야 하는데 쉬지 않고 앞으로만 가는 유리공주.ㅠㅠ
설악해수욕장에 설치된 포토존과 그네. 아무도 없는 해안에 설치되어 있으니 쓸쓸하게 느껴진다.
이번 코스에도 거의 2km마다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는데 모든 곳이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화장실 문화는 세계 최고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해안 침식에 대한 기사를 많이 봤는데, 그런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이 매우 넓은 모래사장이다.
누군가 이용하라고 설치해 놓은 청, 홍 그네가 바다를 배경으로 미동도 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모래를 묻히지 않고도 해안가에 접근할 수 있게 데크를 깔아 놓았는데, 태풍이 오면 어떻게 될까 걱정이 들기도 했다. 기우 ^.^
해안가 한쪽 끝에는 책 읽은 아저씨 동상이 있다. 표정이 매우 진지하고 온화해 보인다.
해수욕장의 탈의실은 모래사장 중간에 덩그러니 설치되어 있고, 아무도 없는 해안가를 수상 구조요원은 주기적으로 순찰을 한다.
국도변 중간에 양양시에서 설치해 놓은 포토존. 멋지다 양양 !
양양 남대천은 폭이 500미터나 되는 큰 하천이다. 건너가기 위해서는 내륙으로 올라가 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남대천을 가로지르는 낙산대교 전경. 하천변에는 낚시꾼들이 몇 명 보인다.
낙산대교 하구의 모습, 바다와 이어지는 곳에는 모래로 대부분 막혀 있고 아주 일부만 트여 있다.
남대천 모래톱에는 갈매기와 이름 모를 새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강원도 교육청에서 설치한 외국어교육원을 강원국제교육원으로 개칭한 곳이다. 교사들의 외국어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주차장의 모습이다. 매우 넓은 터에 다양한 산책로와 박물관을 갖추고 있다. 시간 관계상 들어가 보지는 않고 지나쳤다.
수산항을 지나 동호해변으로 가려면 국도를 따라 작은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국도 옆에 자전거 도로가 있고 중간 중간에 보이는 바와 같이 쉼터가 설치되어 있다. 문제는 지붕이 유리로 되어 있어 햇볕을 가리지 못하고 오히려 매우 더워서 쉴 수 있는 곳이 못된다. ㅠㅠ
국도를 걷다가 뒤돌아 본 해변의 모습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긴 모래해변인 동호해변의 모습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가슴이 탁 트이는 멋진 풍경이다.
동호해변 입구에 있는 옥이네식당의 벽면 모습이다. 벽면 전체에 빼곡하게 낙서를 해 놓았는데 삶이 묻어 난다. 초등학교 6학년의 글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본다. 분별하지 않고 보면 이대로 완전한데도 말이다. ㅠㅠ
옥이네식당 전경. 시골의 작은 식당인데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해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시골 어르신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하다 보니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붐빈다. 벽에 써 있는 수 많은 낙서 덕분에 기다림에서 지루함이란 찾아 볼 수 없다. ^.^
동호해변에 설치되어 있는 그네들. 넓은 해변에 걸맞게 그네도 여러개가 줄지어 설치되어 있다.
아직 해수욕장이 개장하지 않았으나 일부 가족이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동호해변이 끝나고 작은 마을을 지나는데 벽마다 멋진 작품이 그려져 있다.
양양 시내버스 노선도인데 배차간격이 길어서 시간을 맞추기 너무 어렵다. 우리는 시내버스 대신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작은 시골마을 노인정에는 다양한 꽃들을 가꾸고 있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정자도 멋지게 지어 놓았다.
길가에 칡꽃이 예쁘게 피었다. 칡꽃은 꽃보다 향기다. 바람이 불면 코를 즐겁게 해 주는 칡꽃향이 은은하게 밀려 온다. 주독을 제거하는데 칡꽃만한 것이 없다. 칡꽃을 매년 따 왔는데 올해는 바빠서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ㅠㅠ
소나무 너머로 천연 파라솔이 이국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조대 해변에는 넓은 간격을 두고 의자들을 배치하여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정해진 간격을 두고 푯말을 설치해 놓았다. 파라솔을 설치하는 간격인 듯하다.
하조대 해변에서 속초나 강릉을 갈 수 있는 시외버스 시간표다. 우리는 여기에서 14시 59분차를 타고 속초 해맞이공원으로 향했다.
하조대 해변에 있는 시외버스표를 파는 곳이다.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 낙산사도 패스하고 선사유적지도 지나쳤다. 여유로운 여행이 되려면 대중교통이 좀더 여유가 있으면 좋은데 아쉬움이 많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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