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 도보 여행

코리아둘레길 17 주문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경포대 입구까지(해파랑길 39, 40코스 일부)

별꽃바람 2022. 7. 13. 20:30

전날 다소 무리한 여행으로 힘겨워하는 유리공주가 걱정되었지만 숙소에서 온천을 하고 푹 쉬고 나니 힘이 난다. 이제 숙소에서 거리가 멀어지다 보니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짧아 질 수 밖에 없다. 아침을 먹고 바로 출발했는데도 주문진항 입구의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여행 준비를 빨리 마치고 여행을 시작했다.

오늘부터는 강릉 코스다. 강릉은 바우길이라고 해서 솔밭으로 이어지는 길이 많다. 고성, 속초, 양약 구간에도 솔밭은 많았지만 솔밭 사이로 길을 조성한 구간은 많지 않았다. 소나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빽빽한 솔잎은 햇볕을 차단하여 다른 식물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고, 두꺼운 솔잎은 식물의 발아를 억제한다. 소나무는 다른 식물에게는 치명적이지만 동물들에게는 건강을 선물하는 고마운 나무다. 특히 해풍을 막아주는 해안가 소나무는 그 효능이 커서 보호하고 인공 조림을 통해 식재 면적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번 코스는 솔잎 덕분에 작열하는 태양빛을 피할 수 있고, 푹신한 길 덕분에 발에 피로도 저감되었다. 전날 추가로 여행을 진행한 덕분에 여유를 갖고 걸을 수 있었다. 강릉 시내를 걷는 길이다 보니 시내버스 시간을 잘 계산하여 숙소로 귀소 할 때는 시내버스를 환승하여 주문진까지 이동했다.

이날 여행에서 실망스러웠던 것은 점심메뉴였다. 확실히 관광지 주변에서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닌 듯하다. 경포대 앞의 많은 식당이 있는데 가격도 비싸고 맛도 추천할 수 없는 수준이다. 5일과 6일 예상치 않게 맛있게 점심을 해결하다 보니 기대가 있었는데 아쉽다. 여행이란 늘 다양한 변수와 마주치는 삶의 축소판이다. 순간 순간 맞닥뜨린 현실을 수용하고 나아가 밖에 별 도리가 없는 것이 삶이다.

여행일시 : 2022년 7월 7일 09:05-14:43(맑음)

여행코스 : 주문진시외버스터미널- 영진항-연곡해변-사천진해변공원-경포대-허날설현기념관-경포대입구(해파랑길 40코스 일부, 39코스 일부)

여행거리 : 20.4km

- 여행비용 : 38,400원

- 통행료 : 5,800원(속초 숙소-주문진항)

- 중식 : 20,000원(전주식당, 경포대)

- 시내버스비 : 2,600원

- 숙박비 : 연수원 포인트 10,000원

주문진에서 사천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해파랑길 40코스 일부 여행지도 다. 차는 주문진항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했다. 해파랑길 주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주차장은 대부분 무료이므로 잘 파악해서 주차하면 된다.

이번 코스 트랙 정보다. 거리는 9km가 조금 넘고, 중간에 솔밭길을 걷는 구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안가를 따라 걷는 길이라 고도차가 거의 없다.

해파랑길39코스 중 일부다. 마지막날 나머지 길을 가기로 하고 이날은 버스를 이용하여 돌아 올 수 있도록 경포대까지만 진행했다.

이번 코스는 바닷가와 경포대 주변을 계속 걷는 길만 있어 고도차가 거의 없다. 그나마 중간에 뾰족한 것은 경포대를 올랐다 내려 온 흔적이다.

주문진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금 내려 오면 해파랑길과 만난다. 신리천을 연결하는 신리하교에는 양쪽으로 예쁜 꽃들을 잘 가꾸어 놓아서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꽃을 예쁘게 가꾸어 주신 마음이 예쁜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신리하교를 건너 뒤돌아본 주문진항의 모습. 지금까지 지나온 항구 중 가장 큰 항구답게 긴 방파제와 건물들이 길게 펼쳐져 있다.

영진해변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의 모래사장에는 인적이 없다.

영진해변 근처에서는 모래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침식이 심해서 부족한 모래를 퍼다 쌓은 것이다.

해안가 목책에는 이처럼 다양한 문구의 글들이 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라는 말이 특히 마음에 든다. 우리 모두는 일 개 파도에 불과한 존재다. 그 모체인 바다는 언제나 변함 없이 거기에 있는데, 파도에 불과한 자신을 분별심 때문에 요동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영진해변에는 많은 팬션들이 있다. 돌도사님의 사모님께서 운영하시던 노스텔지어팬션도 있었는데 처분하셔서 이름이 바뀌어 검색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젊은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영진해변에서 산쪽으로 길을 잡으면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중간에 요즘에는 찾아 보기 힘든 서낭당이 있다. 예전에 서낭당이 있으면 무서워서 돌아가곤 했는데, 둘레길을 일부러 서낭당을 지나치도록 만들었다. 젊은 분들은 서낭당에 대해 잘 모르므로 생각없이 지나치겠지만 상여를 보관하는 곳이라 괜히 몸이 움츠려든다.

강릉시에서 소나무 숲길을 장려하려고 일부러 산을 우회하도록 길을 만들어 놓았다.

연곡천 하구의 모습, 모래톱이 물길을 막아 넓은 호수 같은 지형을 만들었다. 덕분에 많은 새의 안식처가 되었다.

연곡천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는 유리공주의 발걸음이 가볍다.

이제 해안 솔숲길이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꽤 길고 평탄한 지역이다.

솔숲길이 끊어진 곳에는 어김없이 국가 시설이 들어서 있다.

특전사의 해척조훈련장도 길 옆으로 보인다. 특수전학교라는 말만 들어도 대단한 특수부대를 양성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이처럼 규모가 큰 카페를 종종 보게 된다. 옥상에도 바다를 내려다 볼 수도 있는데, 옥상에 전망대 사다리도 만들어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평일이라 규모에 비해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해변에 덩그러니 서 있는 탈의실이 외로워 보인다. 해수욕철이 되면 줄을 서야할지도 모른다.

한적한 바닷가에 다정한 커플이 대화를 나누고 있고 돌섬으로 이어진 다리를 건너는 사람도 눈에 띈다. 다들 자신만의 마음으로 저마다의 세상을 만들어 살고 있다. 아니 다양한 인연에 의해 살아지고 있다.

멋진 해변 바위 앞에는 사랑이라는 글자를 형상화해 놓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아직 이른 시기인데도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해파랑길 39코스와 40코스 연결 지점의 스템프함. 여기서 스템프를 찍고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 출발했다.

사천진항 내부 모습, 잔잔한 바다 덕분에 고깃배들은 여유롭게 떠 있다.

사천천을 건너기 위해 하평교 방향으로 길을 잡은 유리공주, 하천 양쪽으로는 무성한 잡풀이 가득하고, 여유를 즐기는 낚시꾼은 세월을 낚고 있다.

해안 근처에는 많은 캠핑카들이 즐비하다. 여행객들에게 숙소로 제공하는 고정식 캠핑카들이다.

길가에는 탐스러운 장미꽃이 피어 눈길을 끈다. 장미의 계절은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의문과 함께 증거(?)로 사진을 남겼다.

해수욕장 개장에 대비하여 주차장 공사가 한창이다. 방학 시즌이 오면 이 넓은 공간에 빼곡하게 차들이 들어서겠지. 시간을 분산할 수 있으면 여유있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텐데, 다들 사정이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바캉스시즌에 몰리는 상황이 매년 펼쳐진다.

소나무 숲을 보전하기 위해 길을 나누어 내었다.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솔숲길, 소나무 사이로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발걸음은 어느 구간보다 가볍다.

솔잎이 두껍게 떨어져 있고 토질이 모래다 보니 다른 식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순긋해변 옆에 화장실이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화장실 문화를 해파랑길에서 실감한다.

이제 경포해변이 멀지 않았다. 인공폭포를 지나 칠백미터만 가면 경포해변이다.

경포해변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야자수 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뉴스와는 다르게 죽은 나무는 몇 그루 없다.

경포해변임을 알리는 표지

경포해변 앞에 있는 상점 건물과 버스 종점의 모습, 저 버스가 경포해변을 일주하는 버스다. 저 상점 건물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여러모로 실망이 컸다. ㅠㅠ

경포해변 종점에 있는 순환버스 노선 및 배차 시간인데 너무 배차 간격이 길다. ㅠㅠ 특히 평일에는 한 대로 순환하는 듯.

경포대의 상징이 되어 버린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의 모습. 거대한 건물이 바다와 경포호 중간에 우뚝 서 있다.

이번 둘레길 여행 중 거의 유일하게 찍은 인증샷,

경포호의 대표 전설이 장자못 설화를 동상으로 표현한 작품,

경포호 서쪽 언덕에 있는 경포대 정자의 모습, 정자에는 시간을 낚는 여행객 한 분이 하염없이 기둥에 기대고 않아 경포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

경포호 서쪽에서 바라본 경포호수와 호텔 방향 풍경, 물은 생명의 근원이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풍요와 여유를 제공한다.

경포대 남쪽으로는 연꽃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가시연꽃이 발원한 곳이라는 설명이 눈길을 끈다.

경포호 주변으로는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눈을 호강시키고, 산책하는데 힘들다는 생각이 들 틈이 없다.

화장실도 멋지게 만들어 놓아서 눈길을 끈다.

넓은 연꽃 밭에는 한창 꽃들이 만발해 있다. 많지 않은 사람이 여유있게 연꽃을 감상하고 있다.

달을 형상화 해 놓은 조형물인데 전국을 다녀 봤지만 처음 보는 멋진 모습이다.

허난설현 기념관에 허난설현의 초상화가 놓여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문장가였다는 허난설현, 많은 사람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는 허난설현에 대해 조금 공부를 해 봐야 할 것 같다.

허난설현 생가 마당에 향나무가 오랜 세월의 향기를 품은 채 자라고 있고 묵직한 기와의 곡선이 멋지게 이어진다.

경포대 남동쪽 끝에는 넓은 광장과 공연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축제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모일수 있을 것 같다.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조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하트 모양의 데크.

이날 여행은 경포대에서 끝내고 순환버스를 타고 오죽헌 쪽으로 이동한 후 주문진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환승하여 주문진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갔다. 걸어서 공영 주차장으로 간 후 차를 회수해서 속초 숙소로 이동했다. 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