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숙소에서 여유 있게 출발하여 경포대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일기예보에는 낮부터 비가 온다고 되어 있는데 햇볕만 따갑다. 아주 짧은 코스라 여유있게 걸었다. 사진도 여러장 찍고 커피 거리의 카페들도 감상하며 느리게 걸었다. 그 동안 잔잔하던 바다는 조금 파도를 높여 존재감을 알린다. 솔바람다리를 건널 때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나게 강한 바람이 불어 몸을 가누기 힘들 지경이었다.
여행은 솔바람다리를 건너 끝냈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자동차로 이동하기 위해 길을 잡았는데, 그동안 장시간 여행으로 지친 유리공주가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를 원했다. 문제는 직접 경포호로 가는 버스가 없다는 것이다. 별 생각없이 버스를 탔는데 강릉역으로 향했다. 문제는 강릉역에서 경포호가 가는 버스 배차 간격이 50분이 넘는 것이다. 결국 걸어서 한 시간이면 갈 거리를 2시간이 넘어서 겨우 도착했다. 서울과 달리 대중교통이 발달되지 않아 벌어진 참사다.
다음 구간도 마찬가지라서 걱정이 태산이다. 몇시간 간격으로 배차되는 버스에 맞추어 여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온다. 온다는 비는 오지 않고 햇살만 강렬하여 비타민D 축적은 최대치가 되었을 듯하다. 차를 회수하기 전 초당순두부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처음 여행을 계획할 당시에는 2일 정도는 비를 맞고 걷을 각오를 했는데 다행히 하루도 비가 오지 않았다. 코리아 둘레길이 이번으로 18번째인데 비 때문에 고생한 것은 없으니 특별한 하늘의 배려를 받고 있는 듯하다. 다음 코스에도 하늘의 은총이 있기를 고대하며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 했다.
여행일시 : 2022년 7월 8일 09:35-11:32(맑음)
여행코스 : 경포대입구-강릉해변-송정해수욕장-안목해변-강릉항-솔바람다리(해파랑길 39코스 일부)
여행거리 : 6.3km
여행비용 : 39,000원
- 통행료 : 14,900원(경포대-방학3동)
- 중식 : 20,000원(초당순두부, 허난설현로)
- 간식 : 1,500원(연수원 커피)
- 교통비 : 2,600원
이번 코스는 경포대에서 솔바람다리까지다. 해파랑길39코스의 일부다.
이번 코스의 트랙정보인데 완전히 평지다. 마지막에 솔바람다리를 건널 때 약간의 고도차가 기록되었을 뿐이다.
차를 주차해 놓고 호수와 호텔을 찍었는데 호수 남쪽에는 부유 식물이 많이 떠 있다.
이날부터 해수욕장이 전국적으로 일제히 개장했다. 그럼에도 관광객을 거의 보이지 않고 시설을 관리하는 분들만 눈에 띈다.
강문솟대다리의 전경인데 예전에 비해 약간 녹이 슨 모습이다. 많은 연인의 추억을 남겨 주는 곳인데 더 늦기 전에 페인트칠을 할 듯하다.
강문솟대다리를 설명해 주고 있는 표지판.
강문해변의 해수욕장풍경인데 손님을 맞기 위한 시설은 다 완비되어 있는데 아직 관광객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강문솟대다리를 돌아본 모습. 앞쪽에 논란이 되었던 야자수나무가 심어져 있고 몇 그루는 죽은 상태다. 경포해변에 있는 야자수나무는 죽은 것이 많지 않았는데 ㅠㅠ
강문해변에 만들어 놓은 포토존의 하나. 단순한 모양인데 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럴듯하게 나온다. ^.^ 수영가능이라는 깃발이 좌측에 보이는데 막상 해변에는 수영을 하는 사람은 커녕 몇 사람 눈에 띄지 않는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강문해변 안쪽으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숲속에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있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계단 조형물. 모래사장과 바다, 그리고 하늘이 한 폭의 그림이다.
걸어가는 여인과 물구나무를 선 남자의 형상인데 남자 성기를 많은 사람들이 만져서 반질반질 기름때가 끼었다. ^.^
넓은 소나무 숲 사이로 제한 없이 걸을 수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걷다 보면 바닥이 딱딱해져서 소나무 성장에 방해를 줄까 걱정이다.
소나무 숲속에 언제 누군가 설치했는지 모르는 부처상이 있다.
노자의 글들은 하나 같이 명언이다. 강한 것이 단기적으로는 이기는 것 같지만 결국 부드러운 것이 이기게 마련이다. 현 시국을 보면 정권을 잡고 권력을 무한대로 휘두를 것 같이 하는 세력들은 제 풀에 꺾일 것을 모르는 머저리들이다.
송정해변 해수욕장의 넓은 데크와 해변이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이제 턴빈 데크 위에 사람들로 넘쳐 날 일만 남았다.
솔숲길을 걷고 있는데 바다 위로 모터 보트가 파란 물보라를 내며 신나게 달리고 있다. 바다를 가르고 달리지만 바다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본성처럼 그저 묵묵히 지켜만 볼 뿐.
모래사장과 바다 그리고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모터보트의 질주, 우측에 주인 없는 파라솔이 한 폭의 풍경화다.
인적이 없는 해안가에 긴머리 소녀가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바다를 보던 눈을 잠시 스마트폰으로 내려 카톡을 보내는 듯. 바다는 잘 있다고 전했을까?
말 없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너무 시끄러운 세상에서 살다가 마주한 말없이 출렁이는 바다는 생명의 고향이다.
안목해변 바닷가에 위치한 커피거리에 다양한 카페들이 즐비하다. 바다를 조망하며 마시는 커피는 더 맛이 좋을까?
커피거리를 상징하는 안목해변의 커피잔 모형의 의자. 저기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 바다를 조망하는 멋도 있을 듯한데 아무도 찾지 않는다. 작열하는 태양이 부담스러워서 그런 듯하다. 신발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게 데크까지 설치한 배려가 눈물겹게 고맙다.
해변에 심어 있는 야자수와 배경이되는 포토존이 아름답다. 저 야자수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안목해변 끝에 있는 강릉항 여객선 터미널의 다리 모양의 구조물. 다리는 아니고 각종 시설물 지붕이다.
이번 여행의 종점인 솔바람다리. 남대천을 잇는 다리다. 다리를 건너면 해파랑길 38코스와 39코스를 잇는 스템프함이 있다. 출렁이는 물결에서 보듯 바람이 매우 세차서 다리 위에서 몸을 가누기 힘들 지경이었다.
다리를 짚라인으로 도하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솔바람다리 표지석.
남항진해변을 알리는 미끄럼틀 앞에서 잠시 쉬다가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차를 회수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왔던 강릉역 광장이다. 이곳에서 경포대 순환버스를 50분 넘게 기다렸다.
강릉역 내부 모습. 거대한 역사에 사람들은 많지 않고 청소하는 분들만 분주하다. 어디가나 새로 지은 건물들은 모두 이처럼 화려하고 멋지다. 자신들은 수십억대 아파트에 살면서 스스로 종부세를 낮추는 몰염치한 인간들이 호화청사 운운하며 공공기관을 옥죄는 현실이 안타깝다.
여행을 마치기 위해 도시 시설로 들어서니 마음이 속세로 회귀하는 듯하다. ㅠㅠ 공정과 상식이 실현되는 제대로 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 하긴 이 모든 것이 한바탕 꿈에 불과한 환영임을 안다면 연연할 무엇도 없다.
그저 주어진 삶을 즐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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