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시내버스 운행 코스를 잘 못 판단하여 고생했는데 이날을 기차를 탈 것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모텔을 출발했다. 모텔 앞 공영주차장의 주차비를 피하고자 차는 하나로마트에 주차하고 출발했다. 어차피 저녁에 간식을 구입할 예정이었으므로 적절한 선택이었다.
해파랑길19코스는 대부분이 바닷가로 진행되는 구간인데 초반 삼사해상공원을 올랐다 가는 구간이 있다. 이 곳에서 아내는 장갑을, 나는 스틱을 놓고 걷다 보니 5백미터 가량 알바를 해야 했다.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은 완만했고, 중간에 바다 위로 관망이 가능하도록 만든 길 덕분에 더 멀리 조망할 수 있었다.
해수욕철이 지난 바다는 조용하고, 매일 아침 해변을 청소하는 분들 덕분에 늘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항구는 늘 그렇듯 낮에는 조용하다. 고기를 잡은 배들은 대부분 새벽이나 저녁에 입항한다. 중식을 장사해변에 있는 장사식당에서 했는데 자리가 없을 만큼 손님이 많다. 평점이 높은 식당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이번 코스 중간에 영덕과 포항의 경계점이 장사해변 끝에 있다. 드디어 포항에 접어 든 것이다. 해파랑길19코스는 화진해변에서 끝나지만 강구에 세워 둔 차를 회수하기 위해 월포까지 조금 무리하여 진행했다. 월포에서 아내는 모텔 체크인을 하고 나는월포역으로 이동하여 기차를 타고 강구역에 도착했다. 강구역에서 도보로 1.6km쯤 걸어 농협하나로마트로 이동 차를 회수했다.
걷는 도중 회사에서 17일 동영상 촬영 일정을 통보해 왔다. 2달전에 약속은 했지만 그동안 아무 연락도, 공문도 없었기에 순연된 것으로 판단하고 여행을 출발했는데 예정대로 진행한단다. ㅠㅠ 어쩔 수 없이 여행일정을 17일 오전까지로 단축하고 귀경하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 본부 담당자가 업무처리를 누락하여 내게 공문이 배포되지 않은 것이다.
월포에서 식당을 찾았는데 가장 평점이 좋은 집밥식당은 8시도 안되었는데 재료가 소진되었다고 식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옆에 있는 포항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특히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여행 일시 : 20221116 08:26 - 16:15
여행 거리 : 25.68km
여행 코스 :
- 해파랑길19코스 : 강구항-삼사해상공원-구계항- 장사해변-화진해변(17.23km)
- 해파랑길18코스 일부 : 화진해변-월포해변(8.46km)
여행 경비 : 78,100원
- 기차비 : 2,600원(월포역-강구역원)
- 중식비 : 18,000원(장사식당)
- 석식비 : 16,000원(포항식당)
- 숙박비 : 35,000원(샘모텔)
- 저녁간식 : 6,500원
트랭글 웹에 기록된 20221116 여행 지도
두루누비 웹에 기록된 해파랑길19코스 지도 및 기록
두루누비 웹에 기록된 해파랑길18코스 중 화진해변에서 월포해변까지 지도와 기록
강구항에 해파랑길 인증 스템프가 있었던 곳인데 다리 보수 공사로 인해 파출소 앞으로 이동 설치되었다.
강구시외버스터미널 뒷쪽에 강구시장이 있는데 건너편 게 관련 식당 등으로 중심이 이동한 듯 한산하다.
강구항을 조망할 수 있도록 부두 건물 윗쪽에 길과 의자를 설치 놓았다. 공간을 활용하고 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된다.
야간에는 그야말로 불야성이던 강구항은 해가 밝자 그저 평범한 마을로 변해 있다.
모든 것이 멈추어 버린 듯한 강구항의 모습. 배도, 사람도 갈매기 조차 미동도 없다. 분주하게 발거름을 옮기는 우리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강구항을 벗어나니 오랜 세월 배들의 길잡이 역활을 했은 부유식 등대가 해변으로 밀려와 좌초해 있다.
바다에서 힘겹게 올라선 삼사해상공원에는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이 있다. 아침 시간이라 문을 아직 열지 않은 듯해서 패스하고 지나갔다.
삼사해상공원 맨 위에 거대한 종이 설치되어 있다. 울진 망양정에서도 보았는데, 이 동네 사람들은 종을 중요한 행사 도구로 생각하는 듯하다. 하긴 해맞이 행사에서 종을 치는 것은 보편적이긴 하다. 이 대종은 경북에서 100년을 기념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천하제일화문석이 있고, 뒤에 대종각이 있다. 야간에는 조명으로 운치를 더할 듯 싶은데 인적이 없는 아침에는 고요만이 가득하다.
해맞이 명소 삼사해상공원 표지석. 1900년대 울진에 근무할 때 자주 지나쳤는데 특별히 좋아진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해맞이를 상징하는 거대한 조형물인데 자세하게 읽어 볼 시간이 없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아래 내용은 석화 이장의 풍경이 있는 여행 티스토리에서 퍼왔다.
삼사(三思)의 지명 유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하나는, 통일신라시대에 세 사람이 시랑(侍郞) 관직을 지냈다하여 삼시랑이라하고, 또 하나는, 세 번 생각한다고해서 삼사라고 부르는데 이는 " 들어오면서, 살면서, 떠나면서 생각한다"라고 한다.
이 조형물은 밤에 불이 들어온다고하는데 색도 독특하고 아름다운 삼사해상공원이란 이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조형물이었다.
이북 5도민의 애환이 서려있는 이북도민 망향탑
삼사해상공원 진입로 표지 조형물,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른 시간이라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침식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다 중간에 테트라포트로 암초를 만들어 놓았는데, 기러기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해안에서도 조망이 좋은데 더 멀리 잘 보라고 해상에 데크를 만들어 놓았다.
해변에서 백미터 가까이 멀리 나가서 해안을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든 데크, 이른 시간이라 두 명만이 한가하게 바다를 살피고 있다.
데크 위에서 바라 본 해안 마을 풍경, 관광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듯 꽤 넓다.
삼각형 모양으로 한바퀴 돌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바닷물이 맑아 깊은 바다 속 바위까지 잘 보인다. 하지만 눈으로 식별할 수 있을 만한 고기는 보이지 않았다.
살아 숨쉬는 바다와 너무 해안에 가깝게 지어진 건물들이 걱정을 더한다. 해수면이 상승한다고 하는데 언젠가는 바다에 잠기는 것은 아닌지?
해안에 있는 횟집겸 펜션 사장님이 꽤나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듯 싶다. 이 외에도 많은 글들을 새겨 세워 두었는데 바다에 대한 글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우리 카페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우리는 인연법에 의해 순간 순간 이어지는 존재일 뿐 실체는 없다. 이 또한 지나간다기 보다는 모든 것은 흘러갈 뿐 실재하지 않는다.
보행자를 위해 작은 인도교를 만들어 놓았는데 배려심이 눈물겹게 고맙다.
해변을 걷고 있는데 건물 중간에 크게 약이라고 쓰인 건물이 눈길을 끈다. 해변 사람들도 급하게 약을 찾을 일이 있을 것이다. 병원이 없다면 약이라도 사 먹어야 하는데 그동안 여행 중 약국을 본 기억이 없다. 가능하면 먹지 말아야 할 약이지만 언젠가는 생명을 살리수도 있는 것이 약이다. 저 사진이 그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듯하다.
해변에는 건물 신축이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고, 바다는 침식을 조금이라도 막으려고 테트라포트 암초를 만들어 놓았다. 사실 침식은 인간이 해변을 과도하게 개발한 탓인데 말이다.
항구를 벗어나며 찍은 구계항의 모습. 다른 항구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낮에는 쥐죽은 듯 고요하다.
해변으로 이어지던 길은 데크를 따라 국도로 잠시 이어진다.
국도로 이어지던 길은 시골 텃밭사이로 이어져 마을을 관통한다.
과거 마을 사람들의 식수원이자 빨래터가 되었을 우물인데 물은 마르고 찾는 이는 없다. 우물은 주기적으로 퍼내서 이물질을 제거해야 제 역활을 하는데 방치하다 보니 이물질로 샘구멍이 막혀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인적이 없는 항구에 작은 배들만 한가롭게 떠 있다.
바닷가에는 해신당이 화려한 단청을 하고 서 있다.
울진을 오갈 때면 자주 들렀던 장사해돋이휴게소 전경. 많은 석재 공예품을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다. 몇년전 지나면서 보았던 거대한 불상 등은 눈의 띄지 않는다. 주인을 찾아 갔을 것이다.
해안가 마을 외벽에 그려진 그림 하나가 눈길을 끈다. 내가 어렸을 때도 동생이 내게 참 귀찮을 정도로 의지했었는데,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은지 5년이 넘어간다.
장사역 주변 이정표. 이제 포항이 지척이다.
장사식당 메뉴. 메뉴는 많지만 점심에는 워낙 많은 손님이 한꺼번에 들어오다 보니 정식만 된다.
회무침을 비롯하여 가격대비 착한 반찬들. 특히 비싼 게장 등도 셀프라 먹고 싶은 만큼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이번 코스 구간 중 가장 평점이 높아서 들어왔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장사식당.
장사해수욕장 종합상황실 옆으로 정자와 안전을 감시하던 초소가 옮겨져 있다.
사람들이 떠나 버린 해변에 말없이 정자만이 서 있다. 해변은 매일 청소를 하시는 분들 덕분에 늘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넓은 장사해변과 남정면 부흥리 해변 마을 모습. 이날 바다는 얌전해졌다.
모래사장, 작은 파도, 바다, 그리고 작은 고기배와 하늘이 한폭의 그림이다. 이 모두가 하나다.
장사상륙작전 전승을 기념하는 문산호 호국전시관의 모습.
해안길은 데크로 이어진다.
침식을 막기 위한 테트라포트 암초에는 갈매기들의 쉼터가 된지 오래인 듯 색깔이 갈매기똥 때문에 흰색으로 변해 가고 있다.
장사해변이 끝나 지경천을 경계로 행정구역은 영덕에서 포항으로 변한다.
해안길에 데크 없이 페인트로 해파랑길을 안내하고 있다.
포항에 들어와 처음 만난 항구인 지경항. 항구를 깨끗하게 단장해 놓은 것이 인상 깊다.
지경항을 지나면 길을 해변으로 이어지고, 우측으로 카페가 늘어서 있다.
해안가에 있는 카페에는 많은 사람들이 창가에서 바다를 감상하며 삶을 즐기고 있다.
데크 없이 해안가로 이어지는 길, 오히려 이런 길이 편안하다.
아무도 없는 해안가에 작은 의자가 놓여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잠시 쉬다 출발했다. 뒷쪽에 있는 카페의 손님들 보다 더 가까이서 바다를 감상하다 길을 계속 이어갔다.
이제 길은 화진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바다는 쉼없이 몰려 오고, 해안은 말없이 파도를 받아들이고 있다.
화진해수욕장에 있는 해파랑길 인증 스템프함에서 아내가 스템프를 찍고 있다.
인적이 없는 해수욕장 안전 전망대의 모습이 굳건하다.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 주었던 만큼 편히 쉬기를 바란다.
화진해수욕장 인증샷을 위한 구조물. 우리는 갈길이 멀어 그냥 지나쳤다.
해변가에 있는 포토존. 이 곳에서 누군가 인증샷을 찍은 듯 작은 의자가 놓여 있다.
양심을 버린 사람이 남기고 간 망가진 텐트. 기본이 안된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많은 이들을 힘들게 만든다. 탐욕과 이기심으로 자신은 물론 사회 전반을 멍들게 하는 사람들이 아직 너무 많다. ㅠㅠ
작은 하천의 물은 바다와 직접 만나지 못한다. 언젠가 큰비가 오면 잠시 바다를 직접 만나겠지만 머지 않아 밀려 내려 온 오래로 인해 다시 단절의 아픔을 겪게 될 것이다. 있는 그대로가 진리다.
해안으로 이어지던 길은 잠시 내륙으로 이어진다. 송림 사이로 힐링하는 길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진입로다.
기대와 달리 길 양쪽으로는 이처럼 양심을 버린 사람의 배설물 같은 쓰레기로 가득하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적용되는 듯 싶다. 가능하면 말끔하게 치워 쓰레기를 버릴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쓰레기 길을 지나 다시 해파랑길은 바다와 만난다.
해안 길 중간에 해병순직비가 있고, 후배 해병들이 벌초와 청소를 하고 있다. 많은 애국용사 덕분에 우리는 지금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
방석항에 있는 정자에는 중앙에 탁자까지 갖추고 있다. 이장이 사용시 깨끗하게 사용하고 쓰레기를 남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쪽지를 기둥에 붙여 놓았다.
길은 조사리 간이해변으로 이어지는데 여름 장마 때문인지 길의 흔적이 없다. 모래사장을 걷는 것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든다.
조사리 간이해변 끝에는 광천이 있는데 건기라 바닥이 말라 있다. 우리는 이 보를 가로 질러 진행했다. 물이 많아 가로지를 수 없으면 백미터쯤 위에 있는 조사교를 이용해야 한다.
조사리에서 바라본 방석항 주변 모습
조사리 해변 바다는 매우 완만하고 물이 맑아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을 맨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이날 여행의 종착점인 월포해수욕장의 모습.
다음날 칠포에서 월포로 오기 위한 시내버스시간을 확인하는데, 10시 10분 이후 11시 30분차가 있다. 중간에 한대가 더 있어야 되는데 걱정이다.
강구로 차를 회수하기 위해 들렀던 월포역의 모습. 이날 탑승객은 나와 다른 아주머니 한 분 뿐인데, 여성 역장님이 직접 나와 안내를 해 주었다. 훈훈한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손님이 적다 보니 열차 운행 횟수를 줄였다는 안내문. 열차를 타고 보니 적자가 걱정될 정도다.
월포역 승강장에서 내려다 본 월포 마을 전경
강구역으로 향하는 열차표인데 역무원이 확인도 회수도 하지 않는다.
강구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어 어두워서 핸드폰 조명을 의지 삼아 강구 농협하나로마트로 이동했다. 하나로마트에서 저녁 간식거리를 구입한 후 월포로 이동했다. 모텔에 차를 주차하고 아내와 월포마을로 나와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평점이 높은 집밥식당은 8시도 안 되었는데 반찬이 떨어졌단다. ㅠㅠ 할 수 없이 포항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나쁘지는 않았다. 특히 주인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챙겨 주셔서 푸짐하게 먹고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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