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무리해서 방어진까지 여행하고, 처삼촌이 사 오신 자연산 회로 포식을 했다. 장모님 댁이 남목이라 방어진까지는 버스로 간단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조금 늦잠을 잔 것 같다. 방어진까지 시내버스로 이동한 후 여행을 시작했는데 염포산 입구까지는 계속 산길이다. 대 도시에 있는 산길이다 보니 다양한 운동시설과 울산대교 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다.
염포산 입구를 지나면 정주영회장이 기증하여 만든 아산로를 걷는데 5km에 이르는 거리가 지겹게 느껴진다. 걷는 도중 코리아둘레길 지킴이를 하는 분을 만났는데 은퇴하고 홀로 쉬지 않고 코리아둘레길을 다 완주하고 다시 한번 시작했단다. 대단하신 분이다. 우리 부부에게도 격려와 응원을 보내 주셨다.
깃발을 달고 걷다 보니 관심을 주는 분들이 많이 있다. 코리아둘레길을 모르는 분들에게 관심을 주고 도전할 계기를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울산에 오래 살았던 인연으로 걷는 길마다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태화강을 내려다보며 점심을 닭갈비로 먹었는데 맛도 좋지만, 뷰가 정말 끝내 준다. 가성비도 좋아서 울산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먹어보라고 홍보(?)를 했다.
십리대숲길을 끝으로 이날 여정은 끝이 났다. 태화강전망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환승을 거쳐 남목으로 이동했다.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 여행을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장모님과 새벽 2시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연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지만, 장모님처럼 고귀한 삶을 사신 분도 드물 것이다. 겨울이 추울수록 봄이 화려하듯이 고난이 많을수록 삶은 고귀해진다.
여행 일시 : 20230209 08:15-17:00
여행 거리 : 25.06km
여행 코스 :
- 해파랑길8코스 일부 : 방어진-염포산 입구(7.24km)
- 해파랑길7코스 : 염포산입구-태화루-태화강전망대(18.96km)
여행 경비 : 100,600원
- 시내버스비 : 2,700원(태화강전망대-남목)
- 중식비 : 20,000원(옥교동 가미닭갈비913)
- 석식비 : 71,000(남목 미운오리 장모님, 처제)
- 간식비 : 6,900원(맥주)
전날 해파랑길8코스 중 방어진 행정복지센터까지 이동하여 종료했으므로 거기에서 다시 시작했다. 두루누비 웹으로 기록된 방어진에서 염포산 입구까지 지도
두루누비 웹으로 기록된 방어진에서 염포산 입구까지 여행기록
두루누비 웹으로 기록된 염포산 입구에서 태화강전망대까지 해파랑길 7코스 지도
두루누비 웹으로 기록된 염포산 입구에서 태화강전망대까지 해파랑길 7코스 여행기록
트랭글 웹으로 기록된 방어진에서 태화강전망대까지 하루 여행 지도
방어진에서 조금 시내 길을 걷다 보면 염포산으로 오르는 산길이 나온다. 여기부터는 계속 산길이 이어진다.
방어진에서 올라가면 화정천내봉수대가 나온다. 전날 보았던 봉수대에 비하면 낮은 봉수대인데 불을 피우기에는 이곳이 더 편했을 듯싶다.
산길의 훼손을 막기 위해 설치해 놓은 돌계단인데 많은 사람이 계단을 피해 맨땅으로 다니다 보니 여러 가지로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ㅠㅠ
염포산 산책로 입구에 설치해 놓은 천내봉수대 안내문
산책로 중간에 큰 전망대가 있는데 울산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울산대교 전망대다. 일반적으로 이런 전망대는 입장료가 있는데 여기는 무료라서 많은 울산시민들이 찾는 듯하다. 갈 길이 바쁘지만 잠시 올라서 울산시 전역을 둘러보았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울산대교의 모습인데 장난감처럼 보인다.
중소형 배와 수리를 담당하는 현대미포조선의 모습인데 다양한 크레인들이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장생포에는 수많은 저장창고들이 설치되어 있고, 하역을 대기하는 선박들이 줄을 서 있다.
산길 중간중간에는 다양한 정자와 운동시설이 마련되어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염포산에서 내려오기 직전에 약수터가 있는데 가뭄 중에도 수량이 상당하다.
염포산 입구에는 총채 모양의 먼지털이가 있는데 밧줄로 만들다 보니 털리는 먼지보다 밧줄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플라스틱으로 바지가 하얗게 수를 놓았다. ㅠㅠ 차라리 없는 것이 나을 듯싶다.
염포산 입구에 있는 해파랑길 스템프 함의 모습
정주영 회장이 기증하여 만든 아산로를 걷다 보면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한 차들이 수출을 위해 엄청나게 많이 대기하고 있다. 국내에는 나오지 않는 엘란트라 모델이 다수 보이는 것이 특이하다.
아산로를 걷다 뒤돌아본 울산대교의 모습,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내려다볼 때는 장난감 같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엄청난 규모의 다리라는 생각이 든다.
25년 전 울산을 떠날 때만 해도 죽은 강이었던 태화강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고, 수 많은 새의 안식처가 되었다. 자연의 복원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길고 긴 아산로를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는 유리공주를 따라 걸으면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산로를 벗어나자 광활한 억새밭이 나온다. 이곳을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울산의 구시가지가 이어진다.
허허벌판이던 삼산동에 엄청나게 많은 빌딩 숲이 세워졌다.
태화강변을 따라 수없이 늘어서 있는 아파트들
거대한 빌딩 숲을 말없이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처음 울산에 도착했던 1983년 태화강은 주변에 건물을 찾기 어려운 시골 개울 같은 분위기였는데.
쇠락해 갈 것 같았던 옥교동은 거대한 빌딩으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저 빌딩이 수명을 다하는 날 우리의 문명도 끝이 날 것 같은 예감은 뭘까?
옥교동 거대 빌딩으로 들어와 점심을 주문해 놓고 내려다본 태화강 주변의 모습이다. 빌딩들로 인해 기세가 눌린 태화강은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
조망도 좋고 맛도 일품이고 가성비도 좋은 닭갈비집이다. 웬만해서는 추천을 하지 않는데 이곳은 한가한 시간에 들러 여유를 즐기면 좋을 듯하다.
다시 빌딩 숲 사이를 걸어 여행을 계속했다.
예전에는 한적했던 태화루는 많은 손길을 거쳐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태화루에서 올려다본 태화강 상류 모습. 십리대숲길이 시작하는 곳이다.
태화루를 떠나며 돌아다 본 모습인데 거대한 빌딩의 위세에 눌려 있는 듯 안쓰럽다.
아직 끝나지 않은 건축 공사의 모습이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보여주는 듯하다. 과거 거대하게 느껴졌던 태화루가 작은 정자처럼 느껴지는 사진이다.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인도교의 모습.
십리대숲길은 이렇게 이어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대나무들의 행렬 사이로 다양한 쉼터와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살아있는 반달곰은 아니지만 지나는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반달곰 인형들.
대나무로 만들어 놓은 배둘레 측정 설비를 나도 통과해 보았다. 28인치까지는 통과 ^.^
유리공주는 대나무에 추억을 새기고 있는데 뭐라고 쓰는지 궁금. ^.^
태화강국가정원 안내문, 담양에도 가 보았지만, 여기만큼 넓고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십리대숲길을 벗어나면 넓을 축구장이 있다. 인조잔디구장이라 시민들이 통제 없이 자유롭게 축구를 즐기고 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인 태화강전망대의 모습. 십리대숲길을 조망하며 차 한 잔을 마시는 여유를 즐기는 시민이 몇 사람 보인다. 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좋은 지리적 위치에 있음에도 찾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
태화강전망대 아래에 놓여 있는 해파랑길 스템프 함.
태화강동굴피아에서 만들어 놓은 조형물인데 이날은 영업하지 않아서 한산하다. 태화강동굴피아는 일제 시절 수탈한 물품을 저장하기 위해 만든 동굴 시설을 정비하여 관광 상품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성남동까지 이동한 후 환승하여 남목으로 향했다.
첨부파일
코리아둘레길 도보 여행 계획 13회차 해파랑길8.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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