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여행이 끝이 보인다. 발에 온통 물집이 잡힌 채로 6일째 여행을 시작했다. 줄리엣모텔에서 배둔버스정류장까지 전날 나는 갔지만 아내는 가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 진행했다. 이날은 해안 길과 마을 안쪽 길 그리고 산업단지 때문에 산허리를 돌아 가는 길로 이어진다. 어려움이 없는 길이지만 발 통증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마을을 지나가는 길은 완만한 구배와 탁 트인 조망 덕분에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마을 뒤편에서 누군가 뭔가를 태우고 있어서 119에 신고를 했는데, 3 분만에 출동하는 것을 보고 지나왔다. 화재는 아니고 뭔가를 대량으로 태우는 듯하였다. 들녘의 벼는 익어 고개를 숙이고 감들이 익어가다 보니 까마귀 등 새들이 과수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공단을 피해 걷는 길은 바다가 내려다보여서 지루하지 않았지만, 공단 우회 도로에는 햇볕을 피할 그늘이 없어 걷기에 힘이 들었다. 끝부분에는 내리막 경사라 발에 더 부담을 준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남파랑길 13코스 끝 지점에 도착한 후 편의점에서 저녁 먹거리를 구매하여 숙소로 직행했다.
점심은 왕창이식당에서 연탄불고기를 먹었는데 맛이 일품이었다. 이날 저녁도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숙박한 베니키아센트럴호텔은 공단의 출장자을 겨냥하여 건설한 위한 호텔인 듯하다. 내부 시설은 별로인데 조식은 특급호텔급이다.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스스로 마음껏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여행 일시 : 20230909 08:09 - 16:39
여행 거리 : 22.17km
여행 코스 :
- 남파랑길 13코스 : 배둔리-마동호-거름초등학교-황리사거리(22.17km)
여행 경비 : 108,700원
- 아침 : 전날 구매한 컵라면, 달걀, 빵 등
- 점심 : 28,000원(왕창이식당 연탄불고기)
- 저녁 : 15,700원(편의점 도시락, 야식 포함)
- 숙박비 : 65,000원(베니키아센트럴 호텔, 여기어때 만원 할인)
아래는 아내와 함께 하는 코리아둘레길 도보 여행 계획 16회차 내용이다.
이날 여행은 아래 계획에서 6구간이다.
남파랑길 13코스 지도 및 여행기록이다. 초반은 바닷가 평지길이고, 동해면 해안 길을 가지 않고 마을을 횡단하였다.
출발하기 전 물집의 물이 잘 빠지도록 실을 연결하고 출발했다. 첫날 생긴 물집 상처는 이미 아물었는데 발가락에 생긴 것은 점점 커져서 피까지 나는 상황이다. ㅠㅠ
줄리엣모텔에서 나와 아침 해안 풍경을 찍어 보았다. 전날 야경과는 다른 모습이다.
묵었던 로미오와 줄리엣 모텔이다. 사장 부부가 직접 운영하는데 손님이 많지 않음에도 주말에는 가격을 올려 받다 보니 더 손님이 없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도로 재포장을 위해 출입 금지 푯말을 해 놓았지만 우리는 무시하고 진행했다.
벼가 익어가는 논과 깔끔하게 처리된 논두렁의 모습이 시원하다.
같은 곳의 반대편 논의 모습인데 논두렁 잡초를 제거하지 않아 길이 보이지 않는다. 나만큼이나 게으른 농부의 땅인 것 같다.
제방의 풀도 제거하지 않아서 아침 이슬도 있고 하여 걷기에 불편하다. 기왕 조성한 둘레길이므로 정비를 해 주었으면 고맙겠다.
고성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다리 위에 설치되어 있다.
전날 저녁 야경을 감상하였던 거북선 모형이 다리 위에 설치되어 있다.
당항포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구조물인데 야간 조명이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거북선 모형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의 모습. 우리는 여기에서 쉬다 출발했다.
당항포해전을 기념하는 거북선 마중길 표지판.
동해면으로 건너가는 다리의 수문을 제어하는 시설이 마치 숙소처럼 지어 놓았다. 멀리서 다가가면서 멋진 숙소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확인해 보니 수문 제어하는 시설이다. 멋없이 생긴 낙동강 하굿둑 제어 시설이 생각난다.
제방 상부로 이어지는 인도에는 걷는 사람들이 많지 않음을 증명하듯 잡초가 무성하다. 도로에는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서로 응원 인사를 하면서 진행했다.
길은 마을 안길로 이어진다. 황금 들녘과 아기자기한 마을을 돌아가는 길이다.
멀리서부터 보이던 연기가 30분 넘게 지속되어 119에 화재 신고를 했다. 신고 후 3 분만에 소방차가 왔는데 아마도 불법 소각하던 분은 싫은 소리를 들었을 것 같다.
마을 안쪽에 용도를 알 수 없는 큰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마을에 큰 행사를 할 때 손님들이 주차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것 같다.
감들이 익어가고 있고, 까마귀를 비롯한 많은 새들이 익은 감을 노리고 있다.
길옆에 박을 심어 놓은 것이 보이는데, 농한지 세를 피하기 위한 경작인 듯, 작황이나 관리가 부실하다.
큰 고택을 지나쳤는데 어떤 표식도 없어서 용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개인 주택은 아닌 것 같은데 설명을 해 놓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며 지나쳤다. 정문에 普晏門(보안문)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마을 안쪽에는 폐가들이 많은 데 입구 부분에는 새로운 집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논 중간에 짓는 건물이라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것을 고려하여 지면에서 1 미터 정도 높게 자리를 잡았다.
거류 119 안전센터인데 가깝다 보니 금방 출동한 것 같다. 우리가 걸어서 도착했을 때는 출동했던 소방차가 이미 돌아와 있다.
구절산에 봉수대와 철마산성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는데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효심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비각을 보존하기 위한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다.
3개의 효심을 기리는 비각 전체 모습
거류면 내에 시공 중인 아파트인데 부도가 난 듯 유치권을 행사한다는 현수막과 함께 공사가 중단되어 있다.
왕창이식당의 연탄불고기인데 맛도 좋고 곁들인 반찬도 깔끔하다. 고성 삼양주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일반 막걸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왕창이식당 정문의 모습. 많은 손님이 점심 식사 시간이 지났음에도 가득 메우고 있다.
당동만에는 이런 펼침막과 함께 해안을 따라 다양한 조경과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별 모양의 의자인데 포토존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없어 앉아 쉬기에는 무리가 있다.
흔들의자 쉼터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
유리공주는 갈 길을 가고 눈길을 주지 않으니 정자와 조형물은 외롭게 보인다.
또 다른 흔들의자가 있으나 즐겨 찾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길가에 익모초가 꽃을 피우고 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약초들이 길옆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갈 길이 바쁘다 보니 채취하는 사람이 없고, 그 덕분에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지나온 거류면 방향 당동만 주변 풍경의 모습
화당방파제 주변 풍경인데 주변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화당방파제 연안에 넓은 주차장과 정자가 있는데, 정자는 창문과 커튼까지 설치해 놓은 주민 쉼터다.
반대편 성동조선이 있어 남파랑길은 산허리를 돌아서 가야 한다.
당동만 입구부터 양식장이 늘비하게 설치되어 있다. 부표의 색상을 다르게 하여 단조롭지 않은 아름다운 모양을 이루고 있다.
산허리를 올라가는 길 아래에 캠핑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바다에는 엄청난 규모의 양식장이 있고, 건너편에는 STX 조선소와 거제도가 보인다.
길은 임도로 이어지고 엄청난 칡넝쿨이 나무들을 휘감고 있다.
임도 끝에 이르니 거대한 조선소의 건물들이 보인다. 이름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규모가 상당하다.
성동조선소의 건물과 야적시설이 길을 막고 있어서 도로를 따라 우회해야 한다. 우리가 걷는 길도 성동조선소 내부 도로다.
성동조선소 우회도로에서 내려다본 조선소 내부 모습.
조선 입구 길가에 야관문이 대량을 자라고 있다. 남자에게 좋다는 야관문이 길가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 덕분(?)일 것이다.
그동안 지나온 길에는 어디에도 성동조선이라는 표지가 없었다. 궁금하던 차에 공단 입구에서 성동조선임을 알리는 건물을 만났다.
황리사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남파랑길 14코스 안내도. 여기에서 완보 인증을 하고 숙소로 돌아가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하여 호텔 체크인을 하였다.
이날 묵었던 베니키아센트럴 호텔의 외부 모습. 전망과 내부 시설은 별로였지만, 다양한 셀프 조식 메뉴가 인상에 남는 호텔이었다.
우리는 피로도 풀 겸 식당에 가지 않고 숙소에서 도시락과 술로 하루 피로를 풀었다. 이제 내일 오전이면 이번 여행도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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